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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great was ever achieved without enthusiasm.

The Beatles, in Hey Jude

2009. 10. 12. 01:41


알려드립니다...밑의 글은 http://music.cyworld.com/musicnote/lzmania/1343067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먼저... 허락없이 본 글을 제 블로그에 올린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이 글을 쓰신 이근형님께서 hey jude에 대해 좋은 글을 쓰신 것 같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 hey jude를 들으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셨더군요... ^^;

그래서 이 글에 이끌려 제 블로그에도 올려봅니다. 이해해 주실 것을 바라며....

(만일 원하지 않으신다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 그리고 Hey Jude


2001년, 서울 제기동의 어느 S중학교에 다니는, 다른 과목은 영 아닌데 특히 영어과목에만 관심이 있어서 그 쪽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어느 남자 중학생에게 과연 삶을 살아가며 재미를 느끼는 것은 어떤 부분이었을까. 특히나 그 S중학교는 2001년에 1학년으로 들어오는 학생들부터 남녀공학으로 바뀌는 ‘오리지널 남자중학교’ 였기 때문에, 두 살 많은 선배들이 온통 남자들로 구성된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그러니 당연 뺀질뺀질하게 옆 학교 미팅 할 줄 아는 ‘좀 노는 아이들’ 아니고서는, 이 학교에서 보통의 남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별다른 재미를 못 느끼고 그저 책만 파야 하는 그런 일직선상의 생활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나는 특히 영어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한창 10대 중후반 시절 보통 일상적인 사물에서 나는 소리 외에 드디어 예술의 경지에 오르는 ‘음악’ 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아져서, 자연스럽게 팝송이라는 것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이것 역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 음악이라는 장치라고는 주말에 가족 회식을 나가러 아버지 차량에 탑승했을 때 들려오는 안드레아 보첼리 (Andrea Bocelli), 혹은 비틀즈 (The Beatles) 따위의 외국 팝송 부류가 다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렇게 아버지 차량에서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일방통행의 음악감상에서, 이제는 스스로 내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또 그 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자급자족적인 음악감상’ 으로 발전하였단 말씀이다.



앞서 말했듯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음악은 비틀즈의 것이었다. 아버지가 워낙 비틀즈 마니아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자연스럽게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비틀즈 음악이었다. 뭐 비틀즈 노래야 웬만한 비틀즈 전문가 아니고서는 설마 마니아틱한 The Beatles (화이트 앨범) 의 수록곡 Rocky Racoon, Happiness Is A Warm Gun, 그리고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수록곡 Lovely Rita를 처음부터 감상하였겠는가. 그저 우리가 비틀즈 하면 딱 떠오르는 명곡들인 Let It Be, Yesterday, 그리고 Hey Jude부터 찬찬히 파고 들어갔다. 이 중에서도 비틀즈의 싱글 앨범으로 발매되었다가 나중에 Past Masters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레코딩 되었던 Hey Jude라는 노래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뭐랄까, 7분 4초라는 엄청난 러닝 타임에서 단어 그대로 수 만 가지 이야기가 흘러넘치기 때문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16세의 중학교 3학년 학생에게는 이러한 Hey Jude가 들려주는 록의 대서사시에 사시나무 떨 듯이 몸을 안 흔들 수가 없었더란다. 아니, 처음 부분에서는 폴 매카트니가 조용한 음색으로 노래를 잘 풀어나가면서 잔잔한 가운데 또 거기에서 강직한 무언가의 세션이 펼쳐지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곡의 스피드는 급속도로 빨라짐과 동시에 펑 터트리는 식으로 과격한 세션이 흐르면서 마지막에 가서는 “나~ 나나~ 나나나나~” 하며 자연스럽게 송가 형식으로 뒤바뀌게 되니, 마치 귀로 감상하는 뮤지켤 한 편 같았다. 이 노래, 굉장히 중독성이 있었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당시 학교 도서부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 친구들과 후배 학생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컴퓨터로 바로 이 비틀즈의 Hey Jude를 시험 삼아서 틀어봤다가, 나중에는 비틀즈 잘 모르는 아이들도 이 노래를 듣고서 단박에 반해버렸다는 그런 이야기. 결국 나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질풍노도를 겪고 있는 ,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며 마음이 변칙스러운 모든 중학생들이 Hey Jude의 음악과 닮아있었다.






야밤에 듣는 Hey Jude의 맛


시간은 1년 뒤로 거슬러 올라가 2002년, 서울 회기동 K대학교의 부속고등학교 1학년 재학시절의 이야기이다. 아마 그때가 꽤나 무더웠을 여름날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와 내 친동생, 그리고 어머니는 이렇게 더운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서 아버지 혼자 안방에 주무시게 한 다음에 시원하게 냉방을 해놓은 큰 방에서 세 식구가 다 함께 자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가운데 어머니께서는 뭐 워낙 평소에 하시는 일이 많으시니까 금방 잠에 빠져들으셨지만, 나와 내 친동생은 4살 차이 간격으로 각각 17살, 그리고 13살 철부지 남자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쉽게 쉽게 잠에 빠져드는 그런 순한 양 (?) 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기나긴 밤을 어떻게 하면 지새울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아버지의 차량에서 빌린 비틀즈 베스트 앨범 테이프에 수록되어 있는 노래들을 감상하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자 하였다. EMI, 계몽사 기획사에서 제작된 비틀즈 베스트 앨범은, 비록 지금 다시 그 테이프를 바라봤을 때에는 더는 이제 테이프 듣는 사람이 없으므로 마치 헌신짝 같아 보이지만, 2002년 그 당시만 하더라도 이 테이프는 나와 내 친동생에게 있어서 유일한 음악적 창구였다. 그렇게 우리 형제는 카세트 테이프에다가 이 앨범을 걸어놓은 다음에, 야밤에 듣는 음악이므로 이어폰을 각각 양쪽으로 나눠 가진 다음에 비틀즈 베스트 앨범에서 흘러나오는 Yesterday, Michelle, 그리고 Back In The USSR 등의 노래를 감상하였다.



이런 가운데, 역시 명곡은 모든 사람들이 다 공통적으로 알아본다는 그런 설이 진실이었을까. Hey Jude라는 7분대의 엄청난 러닝 타임의 노래를 듣는 타이밍이 오자, 내 친동생은 이 노래의 초반부를 감상하다가 갑자기 표정이 순간 비장해지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정말 좋은 곡이다” 라며 진실을 토로 (?) 하는 것이었다. 물론 Hey Jude 듣는 타이밍에 내 동생에게 이 노래에 대해 설명을 해주려고 했으나, 그렇게 내 동생에게 썰을 풀어넣기 (?) 도 전에 이미 내 동생은 Hey Jude가 엄청난 명곡임을 직감하게 되었고, 나는 그 순간부터 그 어떤 부가설명 필요 없이 그저 Hey Jude를 동생과 함께 무한 반복 감상하며 여름날의 밤을 지새웠다. 참고로 그 이후부터 내 동생에게 있어서 Hey Jude라는 노래란, 그 많고도 많은 비틀즈 명곡들 중에서 가장 짜릿하고 살 떨리는 그러한 ‘팝의 클래식’ 으로 통용된다.

 

 

 

 

 


 

Hey Jude 노래의 만들어진 계기, 그리고


무려 7분 4초대에 육박하는 엄청난 러닝 타임, 폴 매카트니의 다양한 보컬 변화를 캐치할 수 있는 그런 노래, 그리고 한 편의 라이브 무대를 보는 듯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 등등. Hey Jude는 어떻게 보면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이만큼 천재적인 작곡 실력을 갖췄다라는 방증을 하는 동시에, 라이벌 존 레넌 (John Lennon) 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폴 매카트니 뿐이며, 또한 4명의 비틀즈 멤버들이 소소하게 꾸몄던 이전의 비틀즈 노래에서 이번에는 비틀즈 팬들, EMI 기획사 식구들, 그리고 전 세계 모든 비틀즈 마니아들이 하나가 되어, 합일 (合一) 이 되어 노래를 써내려가는 ‘공개적이고 협력적인’ 스타일로 뒤바뀌게 된 아주 역사적인 비틀즈 노래라고 말할 수 있겠다. 늘 들려오던 폴 매카트니의 주된 리드 보컬, 그리고 조지 해리슨과 존 레넌이 간간히 하모니를 넣어주고 뒤에서는 링고 스타가 드럼을 치는 단순한 포맷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다 하나가 되어 Hey Jude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협력적이고 공개적이며 모두가 다 하나 될 수 있는 노래 Hey Jude의 역사는, 결국 나 자신의 이기심이나 나 혼자만 생각하는 마인드가 아니라, 역지사지, 즉 남의 사정도 잘 알아가면서 적당히 오지랖 (?) 넓히며 남의 생각도 걱정해줄 수 있는 그러한 열린 마인드에서 출발한 노래였다. 이 자리를 빌어서 음악 리스너라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Hey Jude의 탄생비화에 대해서 조금만 설명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존 레넌은 잘 알다시피 이혼한 경력이 있는데, 바로 그의 첫 번째 아내이자 한 살 연상인 신시아 (Cynthia) 와의 파혼이 그의 이혼경력에 포함되어 있다. 존 레넌과 신시아는 리버풀대학 동급년생으로 만나서 존 레넌이 끝없이 구애한 끝에 결혼하게 된 알콩달콩한 연상연하 커플이었고, 그 두 사람의 사이에서 나온 아들이 바로 그 유명한 세계적 뮤지션 줄리언 레넌 (Julian Lennon) 이었다. Hey Jude에서 그렇게 폴 매카트니가 외쳐대던 ‘Jude' 가 바로 줄리언 레넌이었던 것.



다름이 아니라 존 레넌과 신시아가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남남이 되어버리자, 이 두 사람의 사이에서 풍부한 사랑을 받아온 줄리언 레넌으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린 아이였으므로, 당연히 아버지 어머니 두 사람이 갈라진 것에 대해 가장 큰 피해자였고, 또 그럼으로 해서 뮤지션인 아버지 밑에서 혹은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게 될 것이 뻔하므로 그 아이의 미래는 조금 우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존 레넌 가족의 비극을 옆에서 바로 지켜보게 된 존 레넌의 영원한 라이벌 폴 매카트니는, 풀이 죽어 있는 줄리언 레넌을 위해서 멋들어지게 노래 하나 써줬다. 바로 그것이 1968년 발매된 싱글 앨범 Revolution의 B사이드에 수록된 Hey Jude라는 노래이고, 잘 알다시피 이 노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줄리언, 아직 인생은 살만 하고, 인생을 개척해야할 장군감이 바로 너니까 힘을 내라!” 하는 폴 매카트니 삼촌의 감동어린, 그리고 뼈 있는 충고가 담겨진 그러한 비틀즈 명곡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Hey Jude의 비화에 대해 설명하는 팝 칼럼니스트들 중에서, 특히나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에서 우리들에게 항상 친근한 목소리로 음악을 선곡해주시는 DJ 배철수의 그 육성에 흘러나오는 Hey Jude 비화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가끔 비틀즈 음악 이야기가 나올 때, 팝 칼럼니스트 임진모나 김태훈 등이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면 Hey Jude의 탄생비화를 간간히 들을 수가 있는데, 항상 우리들에게 좋은 음악만 들려주고자 노력하고 또한 20년 이상 라디오를 지켜오면서 듣는 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따뜻하게 들려오는지 잘 알고 있는 배철수의 그 음색이, 폴 매카트니 삼촌의 애정어린 마음이 담긴 Hey Jude 탄생비화를 이야기할 때가 가장 멋있는 것 같다. 무언가 고정된 텍스트, 그리고 냉기가 흐르는 그러한 텍스트를 배철수의 따뜻한 음색으로 귀로 듣게 되니, 더욱 더 Hey Jude의 그 따뜻한 탄생비화가 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잘 전달되는 그런 느낌?

 

 

 

 

 


 

내 인생의 18번곡, Hey Jude


나에게 있어서 Hey Jude는 정말 시간을 초월하고, 공간을 초월하며, 그리고 기억을 초월한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가운데 Hey Jude를 감상하게 되면, 나의 기억은 2001년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그 충격적인 중 3 시절의 장면, 2002년 고 1 시절 동생과 함께 야밤에 감상했던 Hey Jude의 그 짜릿함, 그리고 이렇게 머리가 어느 정도 굵어진 다음에 감상하는 현재의 Hey Jude 등이 하나로 뭉쳐져서 나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시공초월의 감성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러면서 Hey Jude를 감상하며 신문을 읽고, 길거리를 지나다녔으며, 그리고 사랑의 실연에 아파하는 예전의 기억들까지 모두 다 싸그리 펼쳐졌다.



나는 음치이다. 아주 소문난 음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이 노래 Hey Jude를 나의 18번곡으로 선택하지는 않겠다. 그러니까 뭐 이 노래를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 리스트, 혹은 평소에 흥얼흥얼거리는 노래 이런 식으로 따지지 않겠다는 말씀이다. 나 자신이 얼마나 노래를 못 부르는지 잘 알기 때문에, Hey Jude를 가지고서 괜히 있어 보이려고, 혹은 유치하게 “내 인생 18번 곡이다~” 하며 깝죽대진 않겠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Hey Jude는 나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노래로 하나가 되고”, 그리고 “이 노래에 담겨진 따스한 메시지가 있는” 그러한 감동적인 18번곡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Hey Jude의 뮤직비디오 장면에서, 비틀즈 멤버들이 EMI 사옥에 모인 여러 팬들과 주변 관계자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나~ 나나~ 나나나나~” 열창하는 장면을 말이다. 비틀즈 열혈 팬, 길거리 지나가다가 들르게 된 어느 흑인 아저씨, 그리고 예쁘장한 숙녀까지. 이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비틀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였던, 비틀즈 노래 중에서 가장 인간미 넘치는 그러한 장면이었다.

Posted by 빛나는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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